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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심리학

칵테일 파티 효과:: 사람은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

by rrong2 2024.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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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ducation Technology Office - University of Toronto

 

■ "00이랑 00이가 사귄다더라"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웅성 거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아는 이름이 들리는 것 같으면, 이상하게 그 쪽으로 귀가 쫑긋해지는 현상이 이와 같은 원리입니다.

"누구와 누가 사귄다더라"는 이야기에도 갑자기 귀가 쫑긋하는 것. 다들 경험 있으시죠?

 

 

■ 칵테일 파티 효과란?

칵테일 파티처럼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본인이 흥미를 갖는 이야기는 선택적으로 잘 들을 수 있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와 같이 주변 환경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에게 의미있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선택적 지각(selective perception)’ 또는 ‘선택적 주의’라고 하는데, 이런 선택적 지각/주의가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을 '칵테일 파티 효과'라고 말하며 ‘자기 관련 효과’, ‘연회장 효과', '잔치집 효과’라고도 합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2가지 목소리를 동시에 듣고 있는 사람의 뇌 움직임을 조사했습니다. 실험 결과 특정 주파수에만 반응하여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뉴런(neuron)' 그룹을 확인할 수 있었고, 뇌의 움직임을 ‘스펙트럼 사진(spectrogram)’으로 바꾸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충분한 정보도 수집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런 기초 데이터들로부터 사람이 특정 단어를 듣게 되는 과정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요. 연구팀은 이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자원자들에게서 '칵테일 파티 효과'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들에게 자원한 사람들은 3명의 간질 환자였는데 환자들에게 남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문장을 동시에 말하는 것을 녹음해서 들려줬고, 말 중에 특정 단어가 나오면 그때부터 그 사람 목소리에만 집중하라고 했는데요. 처음에는 남녀 중 어느 한 사람의 목소리만 듣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대상은 환자마다 달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특정 단어가 나온 후부터는 일제히 그 단어를 말한 사람의 목소리만 뇌에서 처리했다고 합니다. '사람은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는 말이 사실로 입증된 것입니다.

 

 

■ 사람은 얼마나 집중할 수 있을까?

그러면 사람은 과연 얼마나 집중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귀는 자신에게 필요없는 소리에 대해서는 마치 필터를 끼운 것처럼 걸러내버립니다.

'체리의 실험'에 따르면, 양쪽 귀에 서로 다른 대화 내용을 들려준 후 어느 한쪽에만 집중하라고 했을 때, 피험자는 반대쪽 귀에서 들리는 내용에 대해서는 한 문장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을뿐더러 심지어 영어로 이야기 했는지 독일어로 이야기 했는지도 구분하지 못하더라는 겁니다.

 

 

■ 집중력이 필요한 시대

집중력은 요즘처럼 빠른 속도를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점점 잃어가고 있는 미덕 중의 하나입니다. 과거에는 '독서 삼매경'이라는 말처럼 무언가에 몰입해 있으면 주위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식구들이 북적대는 좁은 집과 어려운 형편에서도 공부에 매달려 판사도 되고 의사도 되고 했다죠.

 

그런데 요즘은 수시로 알람이 울려대는 스마트폰, 넘치는 광고들, 인터넷에 수시로 바뀌는 인기검색어 등 주의를 현혹하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조금이라도 집중을 하려면 산 속에 고요한 절이라도 찾아가야 할 것만 같습니다. 시시때때로 주의가 분산되어서 어느 것 하나도 집중할 수가 없다보니, 수많은 대화를 듣고 수많은 글자를 봐도 귀에 들어오는 것은 웅성거림일 뿐이고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지렁이 같은 활자들뿐입니다.

 

인간의 능력 중 가장 신비로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선택과 집중의 능력이라고 합니다. 후쿠시마 지진 때도 아들을 찾아 헤매던 어머니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들의 신음소리를 듣고, 며칠 동안 구조대를 설득해서 무너진 건물을 샅샅이 뒤져 결국 아들을 구해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로지 아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데에만 매달렸던 어머니의 어마어마한 집중력이 그 희미한 신음소리를 듣게 만들었던 것 아닐까요. 아마 클럽의 웨이터들이 시끄러운 가운데 손님의 주문을 정확히 알아들을 수 있는 것 역시 직업적 훈련에 의한 고도의 집중력 덕이었을 겁니다.

 

 

■ 사례

① 수업내용을 미리 예습하는 것

수업에 집중하는 하나의 비결은 바로 예습. 예습은 '칵테일파티 효과'를 노린 것입니다.

북적거리는 파티장에서 내 귀에 들리는 소리는 내가 잘 아는 말, 관심이 가는 소리입니다. 이처럼 내가 아는 내용은 수업시간에도 잘 들려서 집중할 수가 있습니다.

 

②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다양한 소리가 들리는 거리를 걷고 있다가, 바닥에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이유도 바로 이 '칵테일 파티 효과' 때문입니다.

 

③ 솔깃한 내용을 안내방송 하는 것

미아 찾기, 할인행사, 타임세일 이벤트 등 고객들에게 알려주는 안내 방송을 할 때도 ‘칵테일 파티 효과’를 활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④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보이는 것 1

한 실험에서, 사람들에게 검은 셔츠를 입은 세 사람과 흰 셔츠를 입은 세 사람이 공을 주고 받는 1분 가량의 영상을 보여주고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검은 셔츠를 입은 사람이 공을 패스할 때마다 단추를 누르도록 했습니다. 영상의 중간 중간 공을 주고 받는 사람들 사이로 우산을 든 젊은 여성이 지나가는 모습이 나타났으나, 실험 참가자들은 검은 셔츠를 입은 사람들에게만 주의를 기울였기 때문에 여자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보이는 것 2

다니엘 시몬스, 크리스토퍼 샤브리스(Daniel Simons & Christopher Chabris)의 실험 역시 유사한 현상을 보여주었는데요. 이 실험에서는 공놀이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 고릴라 복장을 입은 사람을 투입한 뒤, 약 10초 동안 멈추어 서서 가슴을 마구 두드리게 했습니다. 놀랍게도 참가자들의 절반은 공을 주고 받는 장면에만 집중하다보니 이런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부주의적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 현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주 내용 출처 - 사람을 움직이는 100가지 심리법칙,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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